창립 10년을 맞은 우리나라 첫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가게’가 미국, 인도네시아 등에 잇따라 해외 매장을 열며 세계로 활동 반경을 넓힌다. 옥스팜, 굿윌 등 국제 자선단체의 바자·재활용 매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한 한국형 재활용 매장이 세계적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름다운가게는 9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의 한인 거주지역 인근 크렌쇼 블로바드에 ‘아름다운가게 LA점’을 개점한다고 22일 밝혔다.
이태섭(59) ‘아름다운가게 LA점 개점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미국 내 한인 사회가 규모도 크고 성공한 이민 사회로 인정받는 만큼 이제는 우리 손으로 운영하는 사회공헌 단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교민들 사이에 있다”며 “이왕이면 한국에서 성공한 한국형 모델로 첫발을 내딛자는 뜻에서 아름다운가게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교민들의 호응은 뜨겁다. 십시일반으로 운영자금으로 쓰일 5만 달러(약 5,700만원)를 모았고, 김 위원장은 자신 소유 건물의 일부를 매장 공간으로 내놓았다. 준비위원회에 참여했던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교민들은 개점을 위한 법률 업무를 비롯해 여러 행정 절차를 도맡았다. 또 재미교포로 미 프로골프(PGA)에서 활약하는 나상욱 선수의 어머니 정혜원(55)씨가 6만 달러를 기부키로 했고, 나 선수 본인은 올 가을 자선 골프 대회를 열어 아름다운가게 LA점 홍보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아름다운가게 LA점은 한국의 다른 매장처럼 기부 받은 물품을 손질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수익금은 국제구호 사업에 쓰인다. 홍수 가뭄 굶주림 등으로 긴급 구호가 필요한 방글라데시ㆍ네팔 주민, 교육 기회를 갖기 어려운 베트남 산간지역 소수민족 어린이 등이 그 대상이다. 아름다운가게 측은 ‘뷰티플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미국 내 상표 출원을 신청한 상태이다. LA점 운영이 자리를 잡는 대로 미국 내 정식 비정부기구(NGO) 등록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도 아름다운가게가 문을 열 예정이다. 아름다운가게 관계자는 “지난해 4월 한 교민이 매장 공간을 기부했고, 올해 3월 매장개설 준비 위원회를 꾸렸다”며 “지난달 자카르타로 현지 실사를 다녀 온 결과 특별한 문제 없이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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