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형사4단독 전지환 판사는 압수수색 현장에서 메스암페타민(일명 히로뽕)을 훔치고 이를 커피숍 여종업원에게 먹여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검찰직원 정모(56)씨에 대해 징역 10월에 추징금 1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피고인이 수사관 몰래 히로뽕을 훔쳐 형벌권의 적정한 실현을 방해했고, 여종업원에게 몰래 히로뽕을 먹여 혼수상태에 빠지게 하는 등 범행 동기와 방법에 비난 받을 만하다"며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정씨는 부산지검 마약수사과 소속 운전기사로 재직 중이던 2008년 5월, 부산 해운대구 모 압수수색 현장에서 히로뽕을 훔치고, 지난 2월 부산 사상구 모 커피숍에서 여종업원 김모(41)씨의 커피에 히로뽕을 몰래 넣어 마시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커피를 마시고 혼수상태에 빠진 김씨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약물검사를 받다가 히로뽕이 검출되자 덜미를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검찰에서 20여 년간 근무하고 2009년 3월 정년 퇴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청 소속 운전기사가 압수품을 훔쳤는데도 4년 가까이 범행이 발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검찰의 허술한 압수품 관리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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