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여행에 나섰다가 실종된 40대 여성 관광객의 신체 일부가 9일 만에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여성이 살해된 후 유기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일 오후 2시30분쯤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실종 여성 강모(40ㆍ서울)씨의 신체 일부로 보이는 절단된 오른쪽 손과 운동화를 공공근로자 임모(64)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강씨의 가족은 운동화가 강씨의 것이라고 확인했다. 경찰은 만장굴 입구 버스정류장 일대에 과학수사팀 등 50여 명을 투입, 광범위한 감식작업을 벌였으며 손가락 지문 대조작업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가릴 방침이다.
신고자 임씨는 경찰에서 "오전 9시쯤 버스정류장 의자에 뭔가가 담긴 신발이 떨어져 있어 풀숲에 던졌는데, 오후 2시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다시 찾아가 확인해보니 신발 안에 잘린 손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올레길을 걷던 중 살해된 뒤 유기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범인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만장굴 인근에 잘린 손을 버려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운동화에는 흙이 많이 묻어 있었다. 만장굴 입구와 강씨의 위치가 최종적으로 확인된 구좌읍 종달리는 18km 정도 떨어져 있다.
지난 11일 2박3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혼자 제주에 온 강씨는 서귀포시 성산읍 모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오전 7시쯤 올레길 1코스를 걷겠다며 숙소를 나선 후 연락이 끊겼다. 강씨는 12일 오전 8시12분부터 6분11초 간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당시 위치는 구좌읍 종달리 부근으로 나타났다.
강씨의 가족으로부터 14일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종달리 부근과 올레 1코스 부근 지역을 중심으로 경찰특공대, 군 특전사, 마을 주민 등 800여명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여왔지만 강씨의 흔적을 찾지 못했었다. 강씨의 가족은 수색작업에 성과가 없자 지난 19일 강씨를 찾는 데 1억5,000만원의 사례금을 걸었다.
제주=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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