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 윈프리는 미국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린다. 이런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이 얼마 전 다시 한번 입증됐다. 1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을, 13일에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부인 앤 롬니를 인터뷰하는데 성공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를 연달아 인터뷰한 것은 윈프리가 아니면 가능하지 않았다.
윈프리의 막강한 영향력 뒤에는 그가 진행하는 인기 토크쇼가 자리하고 있다. 5년 전 오바마를 단숨에 전국적인 스타로 만든 것도 '오프라 윈프리 토크쇼'였다. 윈프리는 자신의 토크쇼에 그때만 해도 정치 신인인 오바마를 출연시킨 뒤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과 접전 중이던 오바마에게 윈프리의 지지 표명은 100만표 이상을 몰아주는 효과로 나타났다. 이후 오프라바마(오프라+오바마)라는 조어가 나올 정도로 윈프리는 오바마의 숨은 공신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윈프리가 오바마를 공개 지지하지 않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가 아니라도 미국 사회에서 토크쇼는 여론을 얻고 인기를 올리는 중요한 수단이다. 방송사들은 영향력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토크쇼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토크쇼에는 오바마처럼 정치인은 물론 스포츠 선수 등 여러 분야의 유명 인사들이 게스트로 초청된다. 특히 정치인은 일반인과 호흡을 같이 하는 좋은 기회로 여기며 토크쇼 출연을 선호한다. 지난해 '어게인 2008'을 외치며 재선을 결심한 오바마가 무엇보다 먼저 추진한 것도 토크쇼 출연이었다. 미셸이 남편 오바마의 마지막 꿈을 돕기 위해 나선 곳도 바로 TV 토크쇼였다. 미셸은 '지미 팰런의 레이트 나이트' '아이칼리' 등 토크쇼와 시트콤, 리얼리티쇼에 잇따라 출연해 팔 굽혀 펴기를 하고 막춤까지 보여주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려 애썼다. 미셸에 대한 여론이 나아진 것은 물론이다. 토크쇼 내조로 미셸은 전 대통령 부인들인 로라 부시와 힐러리 클린턴이 백악관 시절 출연한 것보다 더 많이 TV에 얼굴을 비치게 됐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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