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44∙한국명 이지훈)씨가 미주 한인 역사상 세번째이자 한인 1.5세로서는 처음으로 미 연방 종신 판사직에 올랐다. 네 살까지 한국에서 생활한 그는 하버드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검찰총장 특별보좌관을 거쳐 시카고 대형 로펌인 메이어 브라운에서 반독점∙통상규제 관련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13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연방법원 판사로 취임한 그는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보낸 유년시절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라며 “이민자들의 좋은 역할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형 로펌 변호사에서 연방 판사로 변신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변호사는 의뢰인이 소송에서 이기도록 돕는 것이 최종 목표지만 판사는 법에 근거해 정의와 공정을 추구해야 한다. 겸손함과 공정함을 지키며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는 판사가 되고 싶다.”
-딕 더빈 연방상원의원(일리노이 민주당 원내총무)의 추천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다. 반독점 소송 전문 변호사를 연방 판사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아 모르겠다. 추천과 지명, 인준 소식을 들으며 그저 감사하고 행복했다. 그 동안 연방법원 소송 건을 많이 맡았는데 경력과 평판 등을 보고 결정한 것 같다.”
-오바마 대통령과 2년 간 하버드대 로스쿨을 함께 다녔는데 개인적 친분이 있었나.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하버드 로스쿨의 법률 학술지 ‘하버드 로 리뷰’의 편집장이었다. 교내 활동을 하면서 일곱 여덟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다.”
-네 살까지 한국에서 외할머니 손에 자라지 않았나.
“길거리에서 떡볶이를 사먹던 기억, 외할머니와 함께 교회에 갔던 기억이 남아 있다. 생후 3, 4년이 인성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하는데 나는 그 시기를 한국에서 보냈다.”
-이민자 차세대들에게 좋은 역할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내가 어릴 적 이민자들은 자녀를 의사로 키우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었다. 역할 모델 부재나 언어 문제 탓에 법조계 진출은 흔치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더 많은 이민 2세대들이 법조인에 도전하기를 기대한다. 함께 힘을 모아 아시아계 미래 세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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