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투수' 선동열(49)이 던지고 '안타 제조기' 양준혁(43)이 때렸다.
한국과 일본의 프로야구 전설들이 20일 잠실구장에 모여 '넥센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 2012'를 벌였다. 한국은 선동열 KIA 감독을 비롯해 '해결사' 한대화 한화 감독, '헐크' 이만수 SK 감독,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 이종범 등이 현역 시절로 돌아갔다. 일본은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 '퍼펙트게임의 사나이' 마키하라 히로미, 통산 525홈런을 기록한 기요하라 가즈히로 등이 출전했다. 결과는 한국의 5-0 승리.
선 감독은 이날 한국의 선발 투수로 나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30㎞가 찍혔고 주무기인 슬라이더, 커브 등을 고르게 섞어 던졌다. 1번 이시게 히로미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선 감독은 2번 토마시노 겐지는 볼넷, 3번 코마다 히로미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4번 기요하라를 바깥쪽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5번 무라카미 타카유키는 시속 130㎞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현역시절 일본에서 세이브왕을 놓고 경쟁했던 사사키와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일본의 선발 투수로 등판한 사사키는 1번 이종범, 2번 전준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는 등 1이닝 동안 4안타 2실점 했다. 직구 시속이 꾸준히 120㎞를 넘는 등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선 감독과 사사키는 96년부터 99년까지 각각 주니치와 요코하마에서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한 사이다.
타석에서는 양준혁의 활약이 빛났다. 경기 전 "아직 현역으로 뛰어도 손색없다. 당장 계약해도 되겠다"는 류중일 삼성 감독의 말이 맞았다. 양준혁은 우익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 무사 1ㆍ3루에서 2루수 땅볼로 결승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선 감독에 이어 조계현-정민철-한용덕-김시진-김용수-송진우 등 레전드 투수들을 차례로 올리며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종범은 5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렸고, 김성한이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일본은 삼성의 투수 코치인 오치아이 에이지가 138㎞의 직구를 던졌고, 만 63세의 무라타 쵸우지는 시속 120㎞ 후반 대의 직구를 잇달아 던져 잠실 구장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한편 무라카미 다카유키는 클리닝 타임 때 진행된 '스피드 킹' 이벤트에서 최고 시속 134㎞의 공을 던져 이종범(129㎞)을 제치고 우승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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