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바둑리그에서 주장(1지명 선수)의 얼굴이 잘 안 보인다. 예년과 달리 주장의 파워가 별로 위력이 없다. 시즌 초반 '주장 수난 시대'라는 이야기가 나돌았고 요즘은 '주장이 빠져야 이긴다'는 이야기까지 나돌 정도다.
물론 올해도 변함없이 맹활약을 펼치는 주장도 있다. 10연승의 박정환, 8승2패의 조한승, 7승1패의 이세돌은 올 시즌도 발군이다. 그러나 각 팀에서 주장 역할을 제대로 하는 건 이들 3명뿐이다.
반면 2승 6패의 이창호, 3승 6패의 이영구, 4승 5패의 최철한과 박영훈은 팀의 에이스 역할은 커녕 5할 승률에도 못 미친다. 급기야 주장이 성적 부진 때문에 오더에서 빠지는 경우까지 생겼다. 최규병 롯데손해보험 감독이 주장 이창호를 출전 선수 명단에서 과감히 제외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주장이 빠졌다고 해서 팀이 꼭 진다고 할 수 없는 게 올 시즌의 현실이다. 현재까지 어떤 이유로든 주장이 출전하지 않았던 경기는 모두 12경기.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주장이 빠지면 전력에 치명적인 구멍이 생기는 게 당연한 데 막상 경기 결과는 6승6패였다. 수치로만 보면 주장의 출전 여부가 승패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는 얘기다. 지난 주 SK에너지가 최철한이 오더에서 빠졌는데도 한게임을 3대2로 이겨 꼴찌 탈출에 성공했고 롯데손해보험도 이창호 없이 Kixx를 4대 1로 물리치는 등 10라운드 이후 주장 없이 치른 경기 세 경기에서 모두 주장이 빠진 팀이 이겼다.
팀이 위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팀원들이 더욱 똘똘 뭉쳐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애당초 각 지명 간의 전력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인지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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