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10대들(본보 4월 19일자 10면)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반인륜적인 청소년 범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법원의 의지로 풀이된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부장 오선희)는 20일 상해치사와 사체은닉, 준강간 등 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주범 구모(17)군에게 소년법 적용 대상(만 19세 미만) 법정 최고형인 장기 10년ㆍ단기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모(18)양 등 7명에게는 가담 정도에 따라 각각 2~9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한모(19)양 등 3명은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사소한 이유로 잔인하게 폭행하고 강간한 수법이 교활한 데다 피해자가 숨진 뒤에도 치밀한 계획을 세워 시신을 유기하는 등 반인륜적인 행동으로 피해자 가족에게 극단의 고통을 줬다”며 “비록 미성년자이나 참작할 여지가 없어 중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구군에 대해 장기 9년ㆍ단기 5년을, 이양에게는 장기 8년ㆍ단기 5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여기에 장기 1년씩을 더 추가했다. 피고들이 대부분 결손가정 출신이라 선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기소된 9명 중 폭행에만 가담해 벌금 300만원이 선고된 한 명을 빼고 미성년자 5명을 포함한 8명에게 대거 중형이 선고된 점도 이례적이다. 하태한 고양지원 공보판사는 “반인륜 범죄에 대해 법원이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사회를 경악시킨 10대들의 범죄에 대해 재판부가 엄벌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의정부=김창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