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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덴버 영화관서 총기 난사… 1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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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덴버 영화관서 총기 난사… 12명 사망

입력
2012.07.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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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영화관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최소 12명이 숨지고 38명이 부상했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에서 32명이 사망한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다. 콜로라도에서는 1999년 콜롬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13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CNN 등 외신은 20일 0시 30분께 덴버 외곽 오로라의 한 복합상영관에서 24세 백인 남성 제임스 홈스가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고 방독면을 한 채 연막탄 또는 최루탄으로 추정되는 가스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극장 내 16개 상영관 중 이날 0시에 개봉한 새 배트맨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상영되고 있던 제9관에서 일어났다. 프랭크 파니아 오로라 경찰 대변인은 "용의자는 스크린 앞에서 범행을 저질렀으며 경찰이 첫 신고를 받은 것은 20일 0시 39분이었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관객은 "영화에서 첫 액션 장면이 나올 무렵 검은색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남자가 오른편에 등장하기에 영화 이벤트로 여겼는데 그가 가스탄을 던지고 소총을 꺼내 쐈다"고 BBC에 말했다. 한 관객은 "큰 폭발음과 연기를 보고 처음엔 극장 측이 준비한 라이브 특수 효과라고 생각했다"고 했으며 또 다른 관객은 "범인이 천천히 (상영관 내) 계단을 올라가 사람들을 겨냥해 마구잡이로 총을 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FP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일부 관객이 영화 등장 인물처럼 분장하고 있어서 범인 식별이 어려웠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극장 뒤 주차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는데 체포 당시 그는 소총과 권총, 칼을 갖고 있었지만 저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자신의 아파트에 폭발물이 있다고 진술해 오로라 북부에 있는 그의 거처를 수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색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CBS방송은 "범인의 집에 부비트랩(건드리면 터지는 폭발물)이 설치돼 있었고, 많은 탄약과 몇 종류의 화학물질이 있었다"는 당국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제이슨 팩 미 연방수사국(FBI)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테러와 연계됐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 10명은 현장에서, 2명은 후송된 병원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상자 중 20명 이상이 총상을 입었으며 이중 3명은 중태"라고 밝혀 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 부상자 중에는 3개월 된 아기를 비롯해 가족과 영화를 보러 온 어린이가 일부 포함됐다.

플로리다에서 선거운동 중 사건을 보고받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 앞에 충격과 비통함을 느낀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날 일정을 취소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제작사 워너브라더스는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며 개봉 관련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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