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의 공격으로 국방장관 등 시리아 정권 수뇌부 3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그 과정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도 한복판 대통령궁을 지척에 두고 일어난 일이라 반군이 어떻게 정권의 심장부를 파고들었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대체로 내부 소행으로 보고 있다.
자살폭탄테러로 국방장관 등이 사망한 18일 수도 다마스쿠스 국가보안기구 건물에서는 일부 장관과 정보당국 수장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보안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회의 자리에 있던 관리들의 경호원 중 한 명이 폭탄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3명이 숨진 것 외에 무함마드 알사르 내무장관과 히삼 베크티아르 국가보안국장 등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당시 근처에 있던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요란한 폭발음이 나긴 했지만 아주 큰 폭발은 아니었다"며 "현장에 갔더니 사복 차림에 총을 든 사람들이 서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시리아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양한 음모론이 돌고 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반역한 장성들을 정부가 이미 살해한 후 반군의 공격으로 위장했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BBC 특파원 프랭크 가드너는 아사드 대통령의 매형인 아세프 샤우카트 국방차관이 얼마 전 독살됐다는 설, 다우드 라지하 국방장관이 반군을 지지하다가 정부군에 살해됐다는 설 등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샤우카트 차관의 경우 5월에 반군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적이 있어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부상, 사망, 망명 등 여러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한 반정부 활동가는 알아라비아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 전용기가 18일 북서부 항구도시 라타키아로 떠났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도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아사드가 라타키아에 있다"면서 "그러나 이동 시점이 반군 공격 전인지 후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영국일간 가디언은 아사드 부인 아스마의 러시아 탈출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시리아 국영언론은 "아사드 대통령이 파흐드 알 프레이즈 신임 국방장관 취임 선서에 참석했다"는 내용을 사진과 함께 보도해 아사드의 건재를 주장했다.
반군 측 주장도 엇갈린다. 테러 직후 반군 조직 자유시리아군과 리와알이슬람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서로 주장했다. 리아드 알 아사드 자유시리아군 수장은 AP통신에 "우리가 자살폭탄테러를 했다"며 "다음 차례는 아사드"라고 말했다. 리와알이슬람은 페이스북에 성명을 올려 "수도에서 위기통제실로 불리던 곳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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