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국일보사가 주최한 '차이나 포럼 2012'행사가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카렌 핀켈스턴 세계은행그룹 국제금융공사(IFC) 부총재와 페이 창홍(裴长洪) 중국사회과학원 재정무역경제연구소장은 한ㆍ중 관계가 20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진전을 이뤘으며, 두 나라 협력관계의 양적, 질적 성장은 지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안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로에 서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지금 두 나라는 더욱 강한 유대관계를 통해 위기의 해법을 보여줘야 한다"
카런 핀켈스톤(사진) 세계은행그룹 국제금융공사(IFC) 부총재 겸 아시아 태평양 대표는 이날 '차이나 포럼 2012'기조연설에서 한국과 중국이 짧은 기간의 교역을 통해 이뤄낸 성과에 대해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980년대부터 두 나라를 지켜보면서 느낀 결론은 오늘날의 번영이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라며 "근면하고 헌신적인 국민성 등 공통된 강점을 갖고 있는 두 나라가 상호 교역을 통해 놀라운 시너지를 낸 사례"라고 평가했다.
IFC는 민간 부문 투자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국제금융기구로 핀켈스톤 부총재는 30여 년간 동아시아 지역에서 근무해 온 전문가다. 현재는 IFC 사상 첫 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총재로 홍콩에서 근무하며 20개국 530여명의 직원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금이야 말로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가 확산되는 현 시점이 두 나라가 세계경제의 새로운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핀켈스톤 부총재는 이를 위해 세 가지의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양국의 파트너십을 세계 무대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두 나라가 그 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등 다른 개발도상국가들에 적극 진출해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꾸리고 개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혁신도 강조했다. 핀켈스톤 부총재는 "한국은 강점은 끊임없는 기술 혁신이며 중국 역시 세계적인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며 저렴한 노동력에 기초한 경제 구조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환경 문제 등 국제 무대에서의 책임 있는 역할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여성들의 사회활동 비중이 55%로 선진국 중 최저 수준"이라며 "두 나라는 양성평등 문제에서 가장 후진적인 문화를 갖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여성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경우 좀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고, 여성들이 이끄는 기업은 부도율이 낮다는 통계도 있다"며 "여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 리더를 키우는 것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노력"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사진=손용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