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통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네트워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영토는 넓지만 각 도시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등 유통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고 그 때문에 화물 운송 등 물류 비용이 많이 든다. 이를 보완할 방법이 바로 전자상거래다."
'한-중 협력, 동북아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진행된 세션3에서 박근태 CJ그룹 중국본사 대표는 급성장하는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유통 네트워크를 먼저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내수시장은 최근 10년 사이에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시장조사그룹(CMRG)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중국인 1인당 가처분소득이 2010년 3,000달러를 기록해 30년 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7.6%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향후 20년간 성장률이 8%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30여년 간 중국에서 CJ오쇼핑 등을 맡아온 박 대표는 "중국은 유통단계마다 더해지는 비용으로 인해 물류비가 늘어나고 화물 운송 인프라의 미비로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바로 물류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국의 물류시장이 100% 개방됐는데도 불구하고 외국 기업은 영업 허가 등록 시 여전히 관행상 차별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박 대표는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제시했다. 그는 "인터넷 사용 인구의 급격한 증가, 생존형 소비 위주에서 향유형 소비로의 전환 등 중국에서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질 요인은 많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TV 홈쇼핑과 인터넷쇼핑 플랫폼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 상하이, 심천 등 주요 거점 도시를 연결하는 종합물류서비스망을 구축해 중국 내수시장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한국의 IT산업이 중국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알버트 챙 세계금협회 사무총장은 이날 토론에서 한국의 보석산업을 예로 들며 "한국은 중국 보석산업에 참가하고 있는 유일한 외국 국가"라며 "중국의 인건비가 저렴해서인데, 중국에서도 최저임금이 설정되고 점차 인건비가 높아지는 등 여건이 악화하고 있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에서 보석을 만들어 수출하는 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데 오히려 중국 내수시장을 노려볼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챙 총장은 중국과 인도의 금 매수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중국과 인도의 금 수요량은 전세계 수요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한국이 뛰어난 IT기술을 바탕으로 보석산업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내수시장 촉진 정책을 활발하게 펴는 것도 참고할만하다. 징린보 중국사회과학원 재정전략연구소 부원장은 "중국 정부는 이제 개방에서 변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경기부양책도 잇따라 내놓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소비촉진을 위해 올해 들어 지급준비율을 두 차례 인하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소매용 석유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가전제품과 자동차 구입 보조금 제도 등의 정책도 도입했다. 징 부원장은 "중국 소비시장이 정부 주도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한국 등 외국기업과의 경쟁이 필수적이며 중국 정부가 평등한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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