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들이 5월 북한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나포된 데 이어 이번엔 동해의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까지 진출했다 러시아 당국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18일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에서 출항한 어선 2척이 15, 16일 사할린섬 서남쪽 해상에서 러시아 경비함에 나포됐다고 보도했다. 어선에는 각각 19명과 17명의 어민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한 어선은 러시아 경비함의 정선 명령과 공포탄 발사를 무시한 채 3시간 가량 도주 행각을 벌였다. 러시아 경비함은 함포 사격을 가해 결국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데 성공했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이 과정에서 중국 선원 1명이 바다에 빠져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하바로프스크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선원 모두가 무사하다"며 이를 부인했다.
중국 총영사관은 자국 어선들이 모두 러시아의 EEZ에서 불법 조업을 하고 있었다고 확인하며 "이번 사건이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언론들은 "중국 어민의 (불법) 월경 조업이 먼저라고 해도 러시아 함정이 중국 어선에 포격을 가하는 것은 폭력적인 법 집행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고 주장했다.
중국 어민들은 남획과 환경오염, 농약살포 조업 등으로 연안 어장이 황폐화하자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 해역, 심지어 한반도를 빙 둘러 동해의 러시아 해역까지 진출해 불법 조업을 일삼고 있다. 러시아는 2009년에도 동해에서 밀수 혐의가 있는 중국 어선에 발포, 중국 어민 7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등 대 중국 외교에 힘을 쏟고 있어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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