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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산업진흥원 초대 원장 낙하산 인사에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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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산업진흥원 초대 원장 낙하산 인사에 '시끌시끌'

입력
2012.07.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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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판계의 숙원사업이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7일 출범을 눈앞에 두고 휘청거리고 있다. 초대 원장에 출판전문가가 아니라 고려대를 나온 동아일보 출신이 임명되자 "비전문가의 낙하산 인사"라며 출판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임기 3년의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에 이재호(58) 동아일보 이사대우 출판편집인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 원장은 동아일보 정치부장, 국제부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출판국장과 출판편집인을 맡아왔다. 문화부는 또 비상임 이사(임기 2년)에 이형규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 정은숙(마음산책) 박영률(커뮤니케이션북스) 송영만(효형출판) 김성룡(교보문고) 이구용(KL매니지먼트) 대표와 홍승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날 인사에 출판계가 일제히 발끈하고 나섰다. 출판계는 10년 가까이 요구해 설립될 독립 출판진흥 기관의 수장을 사실상 비출판계 인사가 맡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임 원장이 모양새로만 출판 관련 업무를 경험했지 기자 출신으로 출판계의 속사정을 깊숙이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 양대 출판단체인 한국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날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라며 "임명을 철회하라"는 성명까지 냈다. 비상임이사를 맡기로 구두로 승락한 출판사 대표들이 이를 거부해 20일 열릴 임명식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출판인회의 고흥식 국장은 "위기를 맞은 국내 출판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출판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비전이나 전략을 가진 사람이 원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출판계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친여 성향의 보수신문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청와대 낙점이라는 혐의도 강하게 두고 있다. 한 출판 관계자는 "문화부쪽에서 출판계 출신이 원장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해 이번 인사에 문화부 외 힘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활동을 그대로 이어 받으면서 ▦출판산업 관련 조사ㆍ연구 ▦디지털 출판 육성 ▦출판산업 해외 진출 지원 ▦제작ㆍ유통 선진화 등 출판산업 진흥에 나서는 기관이다. 문화부는 간행물윤리위 때보다 20명 정도 늘어난 65명 직원 체제로 내년부터 5년간 매년 10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잡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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