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정오에 '중대 보도'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자 정부 안보 부처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이 최근 리영호 총참모장을 해임하고 현영철 인민군 대장을 차수로 기용하는 등 군 지휘부 개혁에 나서면서 군부 반발에 의한 북한 내 소요 사태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12월 19일에도 중대 발표를 예고한 뒤 특별 방송을 통해 '김정일 사망'을 발표한 바 있어 이번에도 김정은 지도체제의 변화를 포함해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다만 북한이 보도 형식을 TV가 아닌 라디오를 통해 한다고 발표한 점을 들어 적어도 쿠데타 발생 등의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란 예상만 조심스레 나왔다.
그러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공화국 원수 칭호 수여'라는 보도가 발표되자 정부 관계자들은 안도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의 대남 도발 시사나 최악의 경우 북한의 쿠데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었다"면서 "그런 게 아니라 다행이긴 하지만 사안의 무게감이 너무 떨어져 조금 허탈한 것도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은 1992년부터 최근까지 사안의 경중에 따라 '특별방송' 중대방송' '중대보도' 등으로 나눠 20차례 정도 예고 발표했다. '특별방송'은 지금껏 단 두 차례만 있었는데 1994년 7월 9일 김일성 주석 사망과 지난해 12월 19일 김정일 위원장 사망 소식 때이다. 2000년 4월 10일 남북정상회담(2000년 6월 12일~14일) 개최 합의 소식을 전할 때에는 '특별중대방송'이란 용어를 썼다.
'중대방송' 예고는 2003년 9월 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재추대'와 2010년 9월 28일 '김정일 당 총비서 재추대' 등에 쓰였다.
'중대보도'는 북한 체제와 직결되지 않는 경중이 낮은 사안에 주로 사용됐다. 2000년 3월 23일 해군사령부 명의 중대보도를 통해 기존의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서해 5개섬 통항질서'를 발표했고, 장거리로켓인 '광명성 2호' 발사를 앞둔 2009년 4월 2일에도 총참모부 명의 중대보도를 통해 '위성 요격 시 보복'이라는 내용을 알렸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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