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이스 류현진이 프로 데뷔 이후 최소 투구 이닝 최다 실점의 수모를 겪었다.
삼성 타자들의 무서운 기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2이닝 동안 17명의 타자를 상대로 홈런 2개를 포함한 9안타와 볼넷 2개로 8실점. 데뷔 후 최다 실점이자 1회에 내준 6실점은 개인 한 이닝 최다 실점이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18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졌다.
류현진은 이날 삼성전에 선발로 나가 2이닝 만에 올 시즌 등판한 15경기 중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주 전공인 삼진은 2개에 그쳤다. 볼 스피드도 평소와 달랐다. 직구 구속도 140㎞ 초반에 머물렀고, 변화구의 제구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데뷔 후 최악의 피칭으로 불명예 강판을 당했다. 2이닝 8실점은 데뷔 7년(178경기) 만에 처음. 2006년 5월11일 청주 현대전 4.1이닝 7실점, 2007년 5월11일 대전 두산전 5.1이닝 7실점, 2011년 4월8일 대전 LG전 6이닝 7실점을 기록한 것이 종전 기록이다.
류현진은 1회초 톱타자 배영섭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1사 2루에서 만난 이승엽에겐 좌중간으로 뻗어 가는 1타점 좌중간 안타를 허락했다. 선취점을 내 준 류현진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다음 타자인 4번 박석민과 5번 최형우를 연이어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고, 6번 진갑용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3루주자 이승엽과 2루주자 박석민이 홈으로 들어왔다. 점수 차는 순식간에 0-3으로 벌어졌다.
불운은 끝나지 않았다. 계속된 1사 1, 2루. 7번 강봉규가 타석에 들어섰다. 송진우 한화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류현진을 다독였지만 효과가 없었다. 류현진은 강봉규에게 왼쪽 담장으로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1이닝 6실점이란 최악의 투구였다.
2, 3회에도 부활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2회초 2사 1ㆍ3루에서 다시 진갑용에게 좌전안타를 내주며 1점을 더 내줬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조동찬에게 또다시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군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결국 이날 경기가 삼성의 11-1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투구를 펼친 류현진은 시즌 5패(3승)째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도 2.81에서 3.51로 크게 치솟았다.
반면 다승 1위인 삼성의 좌완 투수 장원삼(5.1이닝 10안타 4볼넷 1삼진 1실점)은 든든한 타선의 지원 속에 11승(3패)째를 챙겨 다승 부문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삼성은 5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목동구장에서는 잠잠하던 타선이 6회 2사에서 대거 5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한 롯데가 넥센을 5-0으로 꺾고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롯데의 선발 쉐인 유먼은 특유의 노련한 피칭으로 넥센 타선을 7이닝 동안 산발 7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잠재우고 시즌 8승(3패)째를 거뒀다.
광주에서는 KIA가 7-4로 앞선 5회말 갑자기 내린 폭우로 경기가 중단돼 강우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KIA는 35승35패4무를 기록하며 승률 5할에 복귀했다.
강우콜드게임은 올 시즌 세 번째다.
광주=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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