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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림피언이다] <3> 레슬링 부활 이끄는 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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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림피언이다] <3> 레슬링 부활 이끄는 정지현

입력
2012.07.1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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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슬링의 간판스타 정지현(29ㆍ삼성생명 )의 각오는 비장하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21세의 나이에 세계를 정복한 뒤 줄곧 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한 정지현은 마지막 올림픽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위해 트레이너로 긴급 투입된 안한봉 삼성생명 감독은 "지현이가 흘린 땀으로 수영장을 만들 정도"라며 집념과 의지에 박수를 보냈다.

정지현은 베테랑답게 말이 아닌 실력으로 올림픽 피날레를 장식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레코로만형 60㎏급에 출전하는 정지현은 "이번에는 말을 아끼고 싶다. 금메달로 그 동안의 노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정지현의 자신감은 연습량에서 나온다. 2004년 올림픽 대회 때 호흡을 맞췄던 안 감독과 함께 지옥 훈련을 소화한 그는 "이전의 연습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적어도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력적으로는 레슬링을 시작한 뒤로 최상의 상태다. 그는 "세계선수권 때 확실히 체력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번에는 체력이 자신 있는 만큼 꼭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레슬링 부활의 선두 주자로 나서는 정지현은 어깨가 무겁다. 레슬링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부터 아테네까지 8회 연속 금메달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금맥이 끊겼다. 기대를 모았던 정지현은 8강에서 패하면서 올림픽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게다가 한국 레슬링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정지현은 "8년 전에는 막내였지만 벌써 최고참이 됐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금메달 획득을 다짐했다.

가족과의 약속도 지켜야 한다. 정지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첫째 딸에게 금메달을 바친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대회 당시 뱃속에 있었던 첫째의 태명이 '아금(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지금은 아내가 둘째를 임신하고 있고 태명이 '올금(올림픽 금메달)'이다. 정지현은 광저우 대회 결승전에서 오미드 노루치(이란)에 아쉽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정지현은 "이번에는 가족에게 특별한 선물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지현은 6일(한국시간) 예선 경기를 시작으로 금빛 사냥에 나선다.

■ 응원 메시지

To 지현

지현아, 지옥훈련이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괴로웠니. 고3 때 처음 너를 보았을 때 너의 눈을 보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 거라 마음으로 느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준비할 때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했었니. 그 보람과 보답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것 보다 더 기뻤다.

우리나라에서 사제지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처음으로 탄생해 지도자로서 큰 영광이었다. 21살 나이에 올림픽 챔피언이 됐지만 거듭된 부상과 2008 베이징올림픽 메달 실패로 지현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어느 누구보다 남몰래 눈물을 흘렸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2004년 올림픽 이후 7년 만이구나. 내가 선수촌에 입촌해 다시 한번 올림픽 금메달을 도전하니 가슴이 설레고 뛰는구나. 지난해 10월 이후 스파르타 지옥 훈련 중에 타이어 훈련을 하고 나면 온몸이 새까매진 모습을 너의 집사람이 매스컴을 통해 보고 웃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타이어 공장에 취직했느냐고 우스개 소리로 그런 말을 했을 때 한편으로는 내 마음이 먹먹하더구나.

베이징 올림픽과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체력적인 문제가 있어 패인이 된 것 같구나. 지현아 하늘을 감동시켜야 올림픽 금메달을 따낼 수 있다고 나는 항상 믿고 있다. 매트가 수영장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피땀을 흘렸으니 런던 올림픽에서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집중력만큼은 세계 어느 선수에게만큼은 지지말자. 그리고 체중감량에 대한 부담은 너무 갖지 말아라. 체력훈련을 많이 했으니 중량 감량에 대한 건 힘들지 않을 것이다.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 내며 지금까지 잘 견뎌 왔으니 이제는 올림픽 준비의 마무리 단계다. 그 동안 지옥훈련 하느라 고생 많이 했다. 지금부터는 금메달에 대한 집착과 애착이 있어야 하고 시합에 대한 집중력 또한 강해야 한다. 감독이 봤을 때 아테네 올림픽 전보다 지금의 네 체력 상태가 더 좋아 보인다. 올림픽 금메달은 문제가 없을 거 같구나. 올림픽 세리머니를 다시 한번 멋지게 준비하자. 이제 런던 가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런던에 도착해서 시차적응을 잘해 경기에서는 너의 기량을 200% 발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정지현 런던 올림픽 금메달. 올림픽 2관왕을 위해 파이팅!

From 안한봉 삼성생명 감독(1992 바르셀로나 금메달)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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