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국방장관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매형이 18일 반군의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치열해지면서 시리아 내전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이 수도 통제권을 상실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시리아 국영 TV는 이날 오전 장관회의가 열리던 다마스쿠스의 국가안보 건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다우드 라즈하 국방장관이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AP통신은 아사드 대통령의 매형인 아세프 쇼카트도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회의에 참석한 모하메드 알 샤르 내무장관 등 다른 고위 관리들도 중상이라고 전했다.
반군이 시가전의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정황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시리아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의 대변인 카셈 사데딘 대령은 “승리가 가까이 왔다”며 “우리는 수도 외곽에서 하던 전투를 시내 안으로 끌고 왔고, 다마스쿠스 전체를 장악할 확실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아사드 정권이 다마스쿠스에서 주도권을 상실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정보 책임자인 아비브 코차비 소장도 의회(크네셋)에 출석해 “시리아 정권은 수도 장악력을 잃어가는 중”이라고 해 이런 분석에 힘을 실었다.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이 약진하고 있다는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관영 언론은 “정부군이 소규모 테러리스트와 전투를 벌였다”며 시가전의 의미를 축소했다. 정부군 관계자는 17일 교전에서 “33명의 테러리스트(반군)를 사살하고 14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정부군은 수도 사수 의지를 강조하며 골란고원에 주둔 중이던 병력을 다마스쿠스로 긴급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의 호언과 달리 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감지한 시리아 권력 핵심부(이너서클)의 이탈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터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장성 한 명이 포함된 시리아 군인 수명이 터키 국경을 넘어 망명했다. 이로써 최근 시리아 정권을 등진 정부군 장성급 인사는 아사드 대통령의 친구인 마나프 틀라스 준장을 포함해 18명으로 늘어났다. AFP통신은 17일 밤에만 터키 국경을 넘은 시리아인이 1,28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오후 3시(한국시간 19일 오전 4시) 회의를 열고 미국 영국 등이 제안한 시리아 제재 결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유엔 감시단 활동 기간을 45일 연장하고, 정부군이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유엔헌장 7조(평화위협ㆍ침략행위에 대한 경제ㆍ무력 제재)에 따라 제재에 착수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는 7조 원용 자체를 반대하며 앞서 내놓았던 시리아 결의안의 수정안을 17일 안보리에 제출했다. 러시아의 수정안은 시리아 정부에 대한 제재 없이 21일로 종료되는 유엔 시리아 휴전 감시단의 활동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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