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강도 높은 수주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세계1위 조선업체로서 '저가수주'를 거부하다 보니 일감이 뚝뚝 떨어졌는데, 건조도크가 비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되자 하반기 들어 수주 총력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중공업은 18일 7억8,000만달러 규모의 해양설비와 선박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해양설비는 동남아시아의 한 석유회사로부터 4억2,000만달러어치의 가스가압 플랫폼 발주통보서(LOA)를 받은 것이고, 선박은 국내 선사 2곳이 발주한 자동차 운반선 5척(3억6,000만달러)이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지난 2일 수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12억달러)을 포함해 이달 들어서만 20억달러 규모의 사업계약을 따냈다. 오는 9월에는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스타트오일로부터도 북해에 설치될 가스생산플랫폼의 하부구조물에 대한 정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69억달러어치(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침체로 선주들이 값을 후려치기 시작했는데 세계 최대 조선사로서 현대중공업은 저가수주는 거부했던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그러다 보니 수주가 너무 줄어 자칫 일감자체가 끊기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상반기 상선 같은 일반선박은 거의 수주하지 않았고 대부분 드릴십, 컨네이너선, LNG선 등 조선해양 플랜트쪽이었다.
현대중공업 측은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 플랜트 분야에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만큼 하반기엔 공격적으로 수출판로를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무리하게 저가수주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신 해양플랜트에 집중하고 특히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심해저 플랜트 분야 진출을 더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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