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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기생충 실제 가능할까/ 연가시 '노는물' 달라…사람몸에 들어올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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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기생충 실제 가능할까/ 연가시 '노는물' 달라…사람몸에 들어올 가능성 희박

입력
2012.07.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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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연가시'는 영화에서처럼 과연 위협적인 걸까. 영화에서는 곤충 꼽등이를 죽이면, 그 안에 기생하던 연가시가 사람 몸 속으로 파고들어가 사망에 이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가시는 사람 몸에서 살 수 없고, 변종이 나오기도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기생충 몸에서 기생하는 연가시가 사람 몸에선 살지 못한 이유는?

기생충마다 '노는 물'이 다르다. 숙주 특이성이 있다. 연가시의 숙주는 메뚜기, 사마귀다. 곤충과 대사활동이 전혀 다른 사람에게 기생하려면 긴 시간 사람의 몸에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메뚜기나 사마귀를 거쳐 연가시가 사람의 몸에 들어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영화에서처럼 물놀이 중에 연가시 유충이 몸 안에 들어와도 성장하지 못하고 죽는다.

-변종 연가시가 출현할 가능성은?

기생충에서 변종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영화에선 숙주를 포유동물로 바꾸면서 연가시의 숙주 적응력을 키우는데, 단기간에 일어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가령 유구조충은 원래 돼지 기생충인데, 인간과 돼지의 교류가 많다 보니 이젠 사람의 몸에서도 기생한다. 이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은 설사를 하고, 두통을 앓는다. 기생충은 순간적인 유전자 조작으로 변종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고, 설사 만든다 해도 살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

-숙주의 자살을 유도하는, 연가시의 신경전달물질은 무엇인가?

연가시는 곤충을 물가로 유인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자살을 유도한다고 알려졌다. 신경전달물질은 뇌에 여러 신호를 전달해 다양한 행동을 조절한다. 하지만 어떤 물질인지 아직 제대로 연구된 적 없다. 사람이 감염된다면 벌써 연구했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건 연가시로부터 사람은 안전하다는 뜻이다.

-숙주를 조절하는 또 다른 기생충이 있나?

연가시처럼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은 여럿이다. '톡소포자충'은 최종 숙주인 고양이에 가기 위해 쥐를 중간 숙주로 삼는다. 이 기생충에 감염된 쥐는 잡아 먹히기 위해 고양이 똥을 찾아 다니고, 고양이를 만났을 때도 도망가지 않는다. '스파르가눔'은 자신이 기생하는 개구리, 뱀을 뚱뚱하게 해 이들의 포식자이자 최종 숙주인 육식포유류와 만났을 때 쉽게 도망치지 못하게 한다. 물고기가 배를 수면 위로 내밀고 둥둥 떠 있게 해 최종 숙주인 새가 쉽게 잡아먹게 하는 기생충도 있다.

(도움말: 홍성태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 양현종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기생충학교실 교수)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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