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17일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에서 대단한 실적을 거뒀지만 총선 승리의 축배가 대선에선 오만의 독배가 될 수 있고 대세가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박근혜 대세론'을 겨냥했다.
김 지사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선 예비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박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 후보가 됐을 경우 집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내가 이회창 총재의 두 차례 대선을 도왔는데 뚜껑을 여는 날까지 질 줄 몰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박 전 위원장의 가장 큰 약점은 승리에 도취된 주변 측근들과 신비주의 베일에 갇혀 있는 불통 이미지와 시스템"이라며 "지금 식으로 간다면 (재집권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사퇴를 번복한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면서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박심(朴心) 눈치보기가 도를 넘어 민주적 생동감이 실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경선 룰로 보폭을 맞춰오던 정몽준 전 대표ㆍ이재오 의원에 대한 신의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엔 "저만 가방 메고 학교 가는 분위기"라면서도 "16일 정 전 대표를 만나 잘해 보자는 덕담을 나눴는데 덕담 이상의 지지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지사직 유지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양손에 떡을 쥔 게 아니라 양 어깨에 십자가를 진 심정"이라며 "연말에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도 국회의원이 됐는데 의원이나 지사나 대등한 조건으로 선거에 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항변했다.
김 지사는 이어 5ㆍ16 쿠데타 이후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에 대해서는 "공이 7이라면 과는 3으로 공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추진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를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그것이 대기업 때리기라면 반대한다"면서 "자기네(정치인)들은 후원금을 다 받으면서 선거 때만 되면 대기업을 때리고 희생양을 삼아선 과연 누가 투자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선 "정치 경험도 없고 정당도 없는데 그런 무자격으로 나라 경영이 가능하겠는가"라면서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 있는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야권의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는 손학규 민주당 고문을 꼽았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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