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17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고 실업률 하락 속도가 불만스러울 정도로 느리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경기 회복을 위해 적절한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면서도 그 시점과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버냉키 의장이 추가 양적완화(QE)를 언급할 것으로 기대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금세 내림세로 돌아섰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회복하고는 있지만 올해 상반기 경제 활동이 다소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유럽 위기와 미국 정부의 재정긴축 전망으로 기업 투자가 감소하고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며 "실업률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신용 상황이 악화하면서 가계 지출도 억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의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2.4%로 하향 조정했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고용지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달 6일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6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온 그는 "성장률이 노동시장 신규 인력을 흡수할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9년 2월 이후 8%를 웃돌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주택시장은 완만한 개선 조짐이 보인다"면서도 "여러 요인이 주택시장의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