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휴가철을 겨냥한 가족 공연 성수기다. 쏟아지는 공연의 옥석을 가리는 좋은 기준 중 하나는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부자가 얼마나 많은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안고 극장을 나서느냐가 관람 행위 이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으로 방학에 볼 만한 공연을 꼼꼼히 따져 골라 봤다.
연극 '무적의 삼총사'
경남 한 신도시의 초등학교 4학년인 부잣집 아이 영재, 장난기 많은 (허)풍이는 미국에서 전학 온 써니와 친구가 된다. 중학생 갈구의 협박에 떨던 영재와 풍이가 써니와 힘을 합치면서 갈구를 물리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고추장 떡볶이' '우리는 친구다' 등 완성도 높은 어린이 공연을 꾸준히 선보여 온 극단 학전의 2009년 초연작이다. 학교 폭력이 주요 소재지만 섣불리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초등학생에게 권할 만한 공연으로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가 독일 원작 '벨라, 보스, 불리'를 번안해 연출했다. 26일부터 9월 2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 (02)763-8233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뚱뚱한 여고생 트레이시 턴블러드가 TV 댄스 경연 우승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통해 인종과 계급, 성역할에 따른 차별 문제를 꼬집는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 가족 관객에게 안성맞춤이다. 트위스트, 라틴댄스 등 공연의 배경인 1960년대에 유행한 춤이 화려하다. 어린이 관객은 트레이시의 엄마 에드나 역을 맡은 배우 공형진, 성우 안지환이 등장하면 까무러칠 정도로 환호한다. 주인공 트레이시는 오소연, 김민영이 번갈아 연기한다. 8월 5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02)2230-6601
청소년 음악회 '썸머 클래식'
여름 방학 클래식 콘서트의 키워드는 해설이다. 오케스트라에 사용되는 악기 설명과 각 작품 별로 알아두면 유익한 감상 포인트, 음악회 예절까지 풍부한 해설을 곁들인 청소년 음악회가 봇물을 이룬다. 세종문화회관과 음악 전공 대학생 단원들로 구성된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손잡고 2009년부터 선보여 온 '썸머 클래식'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정경영 한양대 작곡과 교수의 해설로 3명의 신인 지휘자가 이야기와 노래, 춤, 그림 등 6가지 주제에 어울리는 음악을 소개한다. 20~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뒤 23일 강동아트센터 무대에도 오른다. (02)399-1114
'2012 스쿨클래식-가면무도회'
2001년부터 시작된 스쿨클래식 시리즈의 올해 주제는 춤이다. '가면무도회'라는 제목으로 미뉴에트, 가보트 등 바로크 시대의 춤곡에 해설을 곁들인다. 클래식 음악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음악평론가인 장일범씨가 해설자로 나서며 실내악 단체인 앙상블 라 퐁텐이 연주한다.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았던 륄리 등 여러 작곡가의 춤곡에 맞춰 관객이 직접 간단한 동작을 배워 보는 시간도 있다.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780-5054
아시테지 여름축제
그밖에 21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아동청소년 연극축제인 아시테지 여름축제(www.assitejkorea.org)도 볼만하다. 해외 초청작 중 이스라엘 자파극단의 '매직 버블', 호주 이메지너리극단의 'LOOK' 일정이 아직 남아 있다. (02)745-5862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한동주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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