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위기에 처한 야후가 ‘숙적’ 구글의 30대 핵심 여성임원을 새 선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IT업계에선 ‘사상 최고의 깜짝 인사’로 평하고 있다.
야후는 16일(현지시간) 마리사 메이어 구글 부사장(37ㆍ사진)을 CEO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야후는 포털의 원조로 ‘닷컴시대의 제왕’으로 불릴 만큼 인터넷 시장을 지배했지만,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실패로 구글에 밀리기 시작했고 최근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신 서비스까지 등장하면서 좌초직전에까지 이르게 됐다. 최근 5년간 CEO자리가 다섯 번이나 주인이 바뀔 만큼 수장이 자주 교체되어 왔는데, 이번엔 ‘적장’이라 할 수 있는 구글의 고위임원까지 불러들이게 된 것이다.
메이어는 이날 오후 구글 측에 전화로 퇴사 통보를 했으며, 17일부터 야후에 정식 출근할 예정이다.
메이어는 사실 ‘뼛속까지 구글 우먼’이다. 구글 창립 멤버로 사번도 20번(20번째 직원)일 만큼 최상위 레벨이다. 1999년부터 13년간 몸담으며 구글의 G메일, 구글뉴스, 구슬맵스, 구글어스 등 다양한 사업을 책임졌다. 특히 홈페이지 로고 디자인을 바꾸는 구글 프로그램과 구글 이미지 등 간판 서비스의 디자인을 단순화한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자문을 담당하는 구글 내 핵심 경영진 모임인 경영위원회 위원으로도 일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메이어에 대해 “위대한 제품 개발자이자 매우 창의적인 인물로, 항상 이용자를 위해 최선을 원했던 진짜 완벽주의자”라며 “야후는 매우 뛰어난 선택을 했다”고 평했다.
IT업계는 야후가 구글 부사장을 CEO로 전격 영입한 데 대해 놀라워했다. 구글에서 잘 나가는 핵심인물인 그가 왜 쇠퇴 일로를 걷고 있는 야후를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도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메이어는 “13년 전 구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야후와 인터넷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야후는 유명한 기업이었다”며 “메일과 금융, 스포츠 등 야후가 지금도 강점을 갖고 있는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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