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기업 사정이 다들 어렵다 보니 문화예술지원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 지원과 비교해봐도 늘려야 할 여지가 있습니다.”
기업의 문화예술지원활동을 돕는 한국메세나협의회 박용현(두산그룹 연강재단 이사장) 회장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기업의 관심을 높이고 기업의 지원을 활성화할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과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회장은 그 같은 환경 조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인 메세나법 마련이 중요하다”며 “이 법이 통과하면 문화산업의 근간을 튼튼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세나법 통과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만났고 국회의원 중에서 이미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있다”며 “19대 국회에서 이 법을 꼭 통과시켜 장기적으로 예술전공자 특히 기초예술분야 졸업자들의 취업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세나협의회가 이날 발표한 ‘2011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금은 모두 1,626억 9,000만원. 전년에 비해 1,735억원(6.2%) 감소했다. 지원 기업 숫자와 지원 건수도 모두 하락했다. 기업 수는 509개사로 전년에 비해 16.6%, 지원 건수는 1,608건으로 17.1%가 줄었다.
지원 규모는 문화재단의 경우 리움 등 미술관을 운영해온 삼성문화재단이 가장 많았고 LG연암문화재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연강재단, CJ문화재단이 그 뒤를 이었다. 문화재단을 제외한 기업 지원은 울산 현대예술관을 중심으로 복합문화시설 7곳을 운영하는 현대중공업의 지원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홈플러스, KT&G, KT, 현대자동차 순이었다.
분야별로는 문화예술 관련시설 운영을 지원하는 인프라 부문이 77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양음악 분야(213억원), 문화예술교육(196억원), 미술ㆍ전시 분야(105억원)가 차지했다. 인프라 지원은 전년에 비해 늘었고 서양음악 분야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문화예술교육 분야 지원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메세나협의회는 경기 침체로 예술교육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다행히 기업 중에는 문화예술 지원을 단기 아닌 장기 투자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며 “연강재단의 경우 2007년부터 사업구조를 소비재 중심에서 중공업 체계로 바꾸면서 불필요한 광고 비용 등을 문화예술 투자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활동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를 사원 채용 면접 때 실감했다”며 “지금 같은 불황일수록 문화예술 지원을 장기투자로 보고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그런 것을 메세나협의회가 알리고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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