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개막이 열흘도 남지 않았지만 어수선한 분위기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호주와 미국 선수단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도로에서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했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선수단은 16일 문을 연 올림픽 선수촌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공항을 빠져 나오는데 15분 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약 37㎞ 거리인 선수촌에 도착하기까지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일단 선수단을 태우고 갈 버스가 1시간30분이 지나서야 뒤늦게 공항에 도착했다. 또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지만 버스 기사가 길을 잃어버리는 황당한 일까지 발생했다.
버스 기사가 단 한번도 선수촌에 가본 적이 없고 경로조차 몰라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버스에 장착된 내비게이션 사용법도 숙지하지 못해 선수단은 뜻하지 않게 런던 시내 관광을 해야 했다. 선수들은 "선수촌 가는 길에 버킹엄 궁전과 국회의사당이 있나요? 경로에서 벗어난 것 같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호주 선수단 버스에는 선수 30명과 의료진들이 탔다. 이들은 23시간의 비행 탓에 지칠대로 지친 상태로 런던에 도착했지만 버스마저 길을 잃어 피곤함이 더욱 가중됐다. 호주 선수단의 오피셜인 데미안 켈리는 "버스 기사가 길을 몰라 결국 선수단 관계자 한 명이 아이폰을 꺼내 선수촌의 방향을 알려줘야 했다"며 혀를 찼다.
미국 선수단도 불만을 털어 놓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허들 400m 은메달리스트인 케론 클레멘트는 "도로에서 4시간을 낭비해 런던에 대한 첫 인상이 좋지 않다. 선수들은 졸리고 배고프다. 제발 선수촌으로 데려다 달라"라고 호소했다. 결국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교통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16일 개장한 선수촌에는 1,000명의 선수들이 도착했고, 일부가 이런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한국 선수단 본진은 20일 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있다.
교통 시스템뿐 아니라 경기장 시설과 날씨 등도 도와주지 않고 있다. 런던 시내 곳곳은 공사가 한창이다. 올림픽공원 내에는 공사 근로자가 머무는 텐트와 기중기, 불도저, 굴착기 등 공사 장비들로 가득해 대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지난 달에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짓궂은 날씨가 이어지자 선수들은 훈련지를 옮기고 있다. 허들 110m 금메달리스트인 류샹(중국)은 섭씨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 탓에 훈련지를 런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급히 변경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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