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장기화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부동자금이 650조원까지 불어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서,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금융상품을 찾아 뭉칫돈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금리 하락기에 여유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초단기 자금은 머니마켓펀드(MMF), 1년 이상 대기자금은 은행권 특판예금을 추천한다.
금리하락기 대비 단기 상품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말 현재 단기부동자금은 653조원에 달했다. 이 부동자금은 수시입출금식 저축성 예금에 가장 많은 297조원이 머물고 있다. 이어 요구불 예금(101조원), MMF(48조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ㆍ36조원) 순이다.
이중 변동금리 상품인 MMF와 CMA 중에서는 MMF가 금리하락기에 유리하다. MMF는 CMA에 비해 금리 하락분이 서서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지난 1주일간 MMF로 1조5,000억원이 넘는 돈이 유입됐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MMF의 최근 1주일 평균 수익률은 3.13%(이하 연환산 기준)를 기록했다. MMF는 주로 금리가 높은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CMA 중에서는 CMA MMF형이 금리 인하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CMA MMF형은 MMF에 자동으로 투자하는 실적배당상품이고, RP형은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 확정금리형상품이다. 곽진 한국투자증권 업무지원부 차장은"MMF형 CMA는 기준금리를 적용 받는 상품이 아니라 기준가에 따른 펀드로 운용되기 때문에 금리하락기에도 조정을 받지 않는다"며 "금리인하가 적용되는 RP형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RP형의 수익률을 3.20%에서 2.95%로 하향했다. 하지만 CMA RP형도 증권사에 따라 자금을 일정기간 이상 계좌에 남겨두면 2.95%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확정금리상품을 선호한다면 고려해 볼 만하다. KDB대우증권에서는 31일 이상 돈을 넣어둘 경우 3.05%, 91일 이상 넣어둘 경우 3.10%의 수익률 제공하고 있다.
금리인하 은행예금 속에도 숨은 보석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마자 은행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예금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은행간 경쟁으로 연4%에 육박하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 초중반까지 떨어졌다. 은행들은 이 같은 금리 인하로 고객들의 이자 수입이 연간 3,75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와중에도 금리 4%선을 지키는 곳도 있다. KDB산업은행의 무점포 온라인 상품인 'KDB다이렉트 하이정기예금'은 신규 고객일 경우 금액, 예치기간 등 까다로운 조건 없이 1년 만기 기준으로 연4.5%를 받을 수 있다. 기존 고객도 연4.3% 금리를 무난히 챙길 수 있다. 이번 금리인하 국면을 오히려 기회로 삼으려는 듯 산은 측은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전용 예금도 연4%대를 유지하고 있는 알짜배기 상품이다. 농협의 '채움사이버정기예금'은 우대금리를 더하면 1년 만기 기준으로 최고 연4.52%까지 받을 수 있다. 1인당 계좌를 2개까지 만들 수 있다. 국민은행의 'KB스마트폰예금' 역시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연4.3%를 받을 수 있다. 단 스마트폰 전용 상품들도 전산작업이 마무리되면 소폭 인하 예정이라 가능한 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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