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값이 ‘바닥’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폭이 커지면서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2006년 이후 43%나 치솟았던 집값이 고작 7% 빠지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수도권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345만4,630가구를 대상으로 3.3㎡ 당 매매가 변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06년 1월부터 2008년 9월 최고점까지 43% 올랐던 집값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떨어지기 시작했으나 하락폭은 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집값이 오를 때는 단기간에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지만 내릴 때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더디고 하락폭도 미미하게 나타나는 하방경직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 아파트의 3.3㎡ 당 매매가는 2006년 1월 882만원에서 2008년 9월 1,26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 1,173만원을 기록 중이다.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는 수도권 평균에 비해 상승폭은 적고 하락폭은 컸다. 2006년 1월 2,283만원에서 2007년 1월 3,001만원으로 31% 상승하며 고점에 올랐지만, 지금은 2,714만원으로 10% 떨어졌다.
강북3구(노원ㆍ도봉ㆍ강북구)는 MB정부의 뉴타운 정책에 힘입어 2006년 662만원에서 2008년 9월 1,245만원으로 88% 폭등했다가 현재 1,127만원으로 10% 정도 하락했다. 강남3구에 서울 목동과 경기 분당ㆍ평촌ㆍ용인을 더한 ‘버블세븐’ 지역의 3.3㎡ 당 매매가는 2006년 1월 1,657만원에서 2007년 2월 2,168만원으로 최고가에 달했지만 현재 1,899만원으로 12% 하락했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 때는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오르지만 내릴 때는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내려가기 때문에 실제 하락폭은 크지 않다”면서 “유로존 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집값 상승 기대감도 사라진 상태여서 집값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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