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신병 관계'로 해임했다고 밝힌 리영호(70) 인민군 총참모장 겸 정치국 상무위원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 때 운구차를 호위한 '8인방' 중 한 명으로 북한 인민군의 육해공을 총괄 지휘하는 군 권력의 최고 수장이다. 우리 군의 합참의장 격으로 볼 수 있다.
해임된 리 총참모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만경대혁명학원 동문으로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온 후 1959년 군에 들어가 2002년 중장, 2003년 상장 계급장을 달고 평양방어사령관을 지냈다.
그가 북한 권력의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김 위원장이 2009년 1월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우며 그 친위세력으로 리영호를 전면에 배치했을 때부터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후계 이양 과정에서 김정은에 대한 군부의 충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에 따라 2009년 2월 리영호를 인민군 총참모장으로 발탁해 김정은 후계 체제를 지탱할 군부 세력의 주춧돌로 삼았다.
당시 리영호의 총참모장 발탁은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함께 김정은의 막후 세력인 '장성택 라인'의 권력 전면 배치라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이후 리영호는 김정은 후계 체제가 사실상 외부에 공표된 2010년 9월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군부의 핵심 실세로 자리잡았다. 그는 동시에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 당 권력의 중추 세력으로도 떠올랐다.
리영호는 김정은 체제에서 대표적인 군부 강경파 세력으로 분류된다. 그는 총참모장에 오른 직후인 2009년 4월 인민군 창건 77주년 중앙보고대회에서 '이명박 역적패당'을 언급하는가 하면 2010년에는 서해 지역을 관장하는 4군단장 임무를 수행해 온 김격식 전 인민군 총참모장과 함께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임된 리 총참모장의 후임으로는 김 1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최부일 북한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김정각 인민무력부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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