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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영호 총참모장 경질/ 김정은 '군 위에 당' 재편…권력투쟁서 최룡해에 밀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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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영호 총참모장 경질/ 김정은 '군 위에 당' 재편…권력투쟁서 최룡해에 밀린 듯

입력
2012.07.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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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호 총참모장의 몰락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급부상과 맞물려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군 경력이 일천한 최룡해를 지난 4월 군부를 통제하는 총정치국장과 당의 고위직인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에 깜짝 기용했다. 야전군 출신으로 군부 1인자인 리 총참모장의 위세는 자연히 축소되게 됐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국방위를 최고권력기관으로 내세워 군부의 우위를 강조했다. 이와 달리 김 1위원장은 당 중심의 통치체제를 복원하려 했다. 대북 소식통은 16일 "김정은 자신도 군부에 지지 기반이 없기 때문에 신속한 권력 승계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 이후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리 총참모장이 저항하거나 반발했을 가능성이 크다. 리 총참모장은 2010년 9월 제3차 당 대표자회 이후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겸직하며 군부의 최고 실세로 군림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전격 해임은 북한에서 당이 군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최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김정은 친위세력이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례적으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해임을 결정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리 총참모장은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아무리 그가 김 1위원장의 군부 장악에 기여했더라도 해임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의 '군부 길들이기'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은 '혁명원로를 우대하라'는 교지를 내렸다. 그런 면에서 리 총참모장은 김 1위원장이 계속 끌어안고 가야 할 사람이었다. 하지만 김 1위원장에게 시급한 것은 자신의 리더십 확보였고 이를 위해 가장 껄끄러운 군부를 확실하게 틀어 쥘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와 만성적인 식량난 등이 겹치면서 군부를 중심으로 북한 내부의 불만이 팽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북한군의 최고 실세를 전격 해임시키는 충격 요법으로 군의 반발과 민심 이반을 일거에 잠재우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력 투쟁이 아니라 자연스런 내부의 권력 교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이번 해임은 어떤 불합리한 행동이나 처사, 조치에 따른 예사롭지 않은 일로 봐야 한다"며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에 주목했다. 일부에서는 리 총참모장의 쿠데타설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군 장성에 대한 처벌은 없는 점으로 미뤄 쿠데타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북한이 향후 개혁개방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기 위해 군부 강경파의 입김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군부의 공격으로 실각했던 박봉주 전 총리가 당 경공업부장으로 복귀했고, 김 1위원장도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부쩍 경제 재건에 힘을 쏟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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