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 혐의로 검찰에 임원 등이 무더기로 기소된 LG디스플레이를 강력 비난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LG측은 삼성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밝혀, 양사간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기술유출범죄로는 사상 최대규모로 OLED 기술력 부족을 단기간에 만회하기 위한 LG디스플레이의 범죄가 조직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수원지검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관련 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전ㆍ현직 삼성측 연구원과 LG측 임직원 등 총 11명을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및 영업비밀 보호법 위반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들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조 모씨를 통해 관련기술에 대해 컨설팅을 받는 방식으로 기술을 넘겨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과정에서 수 십 페이지에 달하는 OLED TV 제조기술을 담은 보고서도 함께 건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OLED 패널은 LCD나 LED에 비해 얇게 만들 수 있고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대비로 세밀한 영상 구현 또한 가능해 '꿈의 패널'로 불린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OLED 시장의 97%를 석권하고 있는데 이번 기술유출로 수십 조원의 시장 잠식을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에 관련자와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인사조치와 부당한 인력 빼가기를 자행한 해당 임원의 퇴사 조치, 최고 경영진의 성의 있는 사과 등도 함께 요구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이 사건을 과장하고 있다"면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은 아직까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을 확정된 범죄인 것처럼 자료까지 배포하면서 경쟁사를 흠집 내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삼성디스플레이 측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에 유출된 자료는 논문 등 학술 자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한 일반적인 수준이었다"면서 "경찰수사에선 LG쪽 임직원이 총 10명이 입건됐는데 최종 검찰기소에선 6명으로 줄어든 것만 봐도 이번 사건은 삼성이 주장하는 것처럼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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