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술가들이 중국 베이징에 상주하면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작품을 전시ㆍ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 16일 문을 열었다.
북한 문화성과 베이징 경합성투자유한공사는 이날 베이징의 대표적인 문화ㆍ예술 지구인 '798 예술구'에서 '조선민예창작중심' 개관식을 가졌다. 3층 단독건물인 이 곳에선 북한의 화가와 조각가, 공예가 등이 머무르며 작품을 만들고 이를 전시ㆍ판매하게 된다. 문을 닫은 군수공장 등에 화랑과 작업장이 들어서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된 '798 예술구'에 북한 예술가가 상주하며 작품 활동을 펴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798 예술구'엔 북한 만수대창작사 소속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ㆍ판매하는 화랑만 있었다.
조선민예창작중심에선 개관식과 함께 '조선명가명화전시회'도 막을 올렸다. 가로 8m, 세로 3m에 달하는 방대홍 작가의 '천지'를 비롯, 류광 작가의 '금강산추색' 등이 내걸렸다. 조선민예창작중심은 미술 작품뿐 아니라 북한 가야금을 비롯한 민족 악기와 수공예품, 민족 복장 등도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리순철 문화성 국장은 치사에서 "북중 친선은 두 나라 영도자들께서 몸소 마련하고 강화, 발전시켜 온 공동의 고귀한 재부"라며 "북중 친선을 꽃 피우는 길에 조선민예창작중심이 두 나라 사이의 문화예술교류를 발전시키는 기지로서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성의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민예창작중심을 운영할 재중동포 전옥순 베이징경합성투자유한공사 사장은 "중국과 전 세계가 북한의 우수한 예술과 민속 공예 등을 이해하는 창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엔 동경철 주중 북한대사관 참찬(참사관), 신리성 주중 북한대사관 비서, 김원일 문화성 처장, 최명길 문화성 민예연합상사 처장 등 북한 인사들과 장전궈 재정부 농업사장, 멍춘 국무원 경제발전연구중심 거시부장, 장궈화 798 예술구 관리위 주임 등 중국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베이징 국가영화자료관에서는 박춘남 문화성 부상 겸 영화총국 총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영화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북중 첫 합작 영화 '평양에서의 약속' 시사회 열렸다. 원제가 '아리랑'인 이 영화는 중국인 여성 무용수가 북한을 여행하며 북한 무용수들과 우정을 쌓는 내용이다. 그 동안 소원했던 북한과 중국이 문화교류를 통해 우의를 과시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베이징=글·사진 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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