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음악과 사랑이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되면 어디든지 찾아 다녔습니다.”
클래식 전공 음악인들이 도서산간 오지와 양로원, 아동수용시설, 교도소 등 음악회를 접하기 어려운 곳에 재능을 나눠줄 목적으로 창단한 ‘아마레 피아노 5중주단’(단장 장은식)의 600회 기념공연이 16일 충남 천안시 단국대 병원 로비에서 펼쳐졌다. 공연에선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등 대중의 귀에 익은 곡들이 다수 연주됐다.
‘아마레 앙상블’은 1999년 7월 단국대 사회봉사단 소속으로 창단했다. 이후 단국대 병원에서 ‘환자 쾌유를 위한 음악회’를 시작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 산골 마을부터 제주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단원들은 병원, 청소년을 위한 복지시설, 장애인 시설, 양로원, 구치소, 소록도의 교회 등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가리지 않고 달려갔다. 미국, 스웨덴, 러시아, 일본, 타이완 등 해외로까지 연주영역을 확대했다.
비올라를 연주하는 장 단장을 비롯해 제1바이올린 김정아, 제2바이올린 이영, 첼로 오은주, 피아노 전용재 등 모든 멤버가 해외유학파. 국내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대학에 소속한 전문 음악인이다.
각자의 바쁜 일정에도 단원들은 14년째 ‘매달 4회 공연’의 원칙을 어긴적이 없다. 창단초기 IMF 사태로 국내 상당수 악단과 연주가들은 음악회의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활동을 접었지만 이들은 단 한번도 연주회를 쉬지 않았다. 경기 침체기일수록 더 열심히 찾아 나서야 한다며 전국을 누볐다. 나눔을 위한 공연이었지만 연주 현장에서 청중들의 감동스토리를 들으면서 주는 것보다 오히려 받는 것이 훨씬 더 많았던 까닭에서다. 이들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아마레 앙상블 홈페이지를 통한 연주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장 단장은 “공연 환경이 대부분 열악하지만 음악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공연도 좋지만, 봉사 연주회를 다니며 온 몸에 전율이 오는 것 같은 격한 감동을 받는 것이 오랜 시간 동안 공연을 이어온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창단부터 지금까지 후원을 도맡아온 장충식 단국대 명예총장이 바이올린 협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장 명예총장은 “자선공연이 소외계층과 일반인에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며 “1회성이 아닌 꾸준한 공연을 통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 글 사진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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