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파 정당인 국민전선(FN)이 '팝의 여왕' 마돈나(53)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마돈나가 콘서트에서 마린 르펜(43) FN 대표를 나치에 비유했다는 이유에서다.
14일 프랑스 파리 외곽의 한 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 마돈나는 '노바디 노스 미(Nobody knows meㆍ아무도 날 몰라)'라는 곡의 배경으로 대형 스크린에 르펜의 얼굴과 다른 이미지를 짜깁기한 영상을 내보냈다. 이 영상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이 등장했고 이마에 나치 독일의 상징인 갈고리 십자가(하켄크로이츠)가 그려진 르펜의 모습이 나왔다. 이어 마돈나는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콧수염을 붙이고 히틀러를 풍자했다. 무대에서는 영상을 배경으로 잔혹한 유대인 학살극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플로랭 필리포 FN 부대표는 "르펜의 이미지를 쓴 것은 도발이고, 심각한 모욕"이라며 "콘서트를 흥행시키기 위한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FN 측은 이번 주 마돈나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30여개국 월드투어를 시작한 마돈나는 5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연에서도 이 영상을 선보였다. 당시 르펜은 "프랑스 공연에서도 이 영상을 내보내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마돈나가 콘서트에서 종종 정치풍자를 해왔으며 이번 동영상도 반이민 정책을 고수하는 FN을 반유대주의를 내세운 나치에 비유했다고 풀이했다.
르펜은 지난해 1월 아버지 장 마리 르펜으로부터 FN 대표를 물려받은 뒤 FN의 나치즘 이미지를 씻는데 주력해왔다. 장 마리 르펜은 2005년 나치 독일의 전쟁 범죄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마돈나는 다음달 21일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콘서트를 연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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