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태프들의 열악한 노동조건 등 제작 여건을 개선해 한국영화를 발전시키자고 다짐하는 '한국영화 동반성장 이행 협약식'이 16일 서울 문화체육관광부 청사에서 열렸다.
이날 협약식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전국영화산업노조 등 영화계 노사 단체장들과 CJ E&M,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영화업계의 대기업,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해 지난해 10월 발족한 한국영화 동반성장협의회(위원장 김동호)가 주도했다. 협약 내용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이미 표준계약서 형태로 제시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향후 실무추진위를 구성해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등 업계 전체가 사실상 의무로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영화인들은 협약을 통해 영화 스태프 4대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이 비용을 제작비에 포함시켜 투자사와 제작사가 함께 감당하기로 했다. 영화 시나리오를 뮤지컬, 드라마 등 다른 장르로 제작할 경우 작가에게도 2차 저작권을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표준시나리오계약서'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극장 매출 정산도 종영 후 60일 이내이던 것을 매달로 바꿔 제작사의 자금난을 덜어주도록 했다. 일부 대형 영화의 극장 독점을 막기 위해 사전 합의된 경우가 아닌 한 작은 영화에도 최소 일주일 이상 상영 기간을 보장하도록 했다. 한국영화 수익성 강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영화 개봉에 드는 광고ㆍ홍보(P&A) 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되 개별 영화의 P&A 비용에 대한 명확한 정보 공개 및 감사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무료 초대권도 사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발급하기 어렵게 된다.
최광식 문화부 장관은 협약식에서 "이행 협약이 동반 성장 논의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공감대 위에서 모든 영화계 인사들이 함께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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