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민과 이집트 민주화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처음 이집트를 방문했다. 클린턴의 방문은 헌정 사상 첫 이슬람 정권이 들어선 이집트에 대한 미국의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에게 친미 호스니 무바라크 체제 이후 이슬람 세력의 부상은 우려의 대상이었다.
클린턴은 이날 무르시 대통령과 만나고 카멜 암르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집트 국민의 용기와 희생으로 성취한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위대한 잠재성이 실현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그러면서도 무르시와 군부의 갈등을 의식한 듯 "의회구성 문제는 이집트인이 해결할 문제"라고 밝혔다.
클린턴은 경제원조도 약속했다. 클린턴은 "미국은 이집트의 경제혁신과 성장, 일자리 창출을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채무를 경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대출보증 계획 등도 논의했다. 일부 전문가는 심각한 경제난에 처한 이집트가 미국의 경제적 지원을 원하기 때문에 미국은 이집트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탄타위 국방장관은 "이것(경제원조)이야말로 이집트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라며 환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클린턴은 이집트가 1979년 이스라엘과 맺은 중동평화조약의 유지도 요구했다. 클린턴은 "평화조약은 새로운 세대가 전쟁을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기초이며 중동 평화를 가져다 주는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이날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과 클린턴이 머문 호텔 앞에는 시위대 수백명이 모여 "미국은 이집트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는 이날 미국 관광객 2명이 베두인족에 납치됐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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