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팀 출정식이 열린 14일(이하 한국시간) 서울월드컵 경기장.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한 뒤 코칭스태프와 18명의 태극전사들은 '미러클 런던'이란 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도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전에 없던 태극기가 왼쪽 소매에 박혀있어 비장한 각오가 더욱 도드라졌다. 축구대표팀은 그 동안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호랑이 엠블럼을 가슴에 달고 뛰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에 따라 태극기를 새기고 경기에 나선다.
박주영(아스널)과 남태희(레퀴야)의 득점으로 뉴질랜드를 2-1로 꺾은 '홍명보호'는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결전의 땅인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회 없이 싸우고 돌아오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사상 첫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에 도전하는 홍 감독은 "한국 선수단 중에서 축구가 가장 먼저 경기를 시작한다. 좋은 스타트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앞으로 열흘 동안 잘 준비해 멕시코와 첫 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뉴질랜드전에서 골 결정력에서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수많은 득점 찬스를 만드는 등 고무적인 경기력을 드러냈다. '역대 최강팀'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탄탄한 전력을 뽐냈다. 한국은 전반 18분 공격수 박주영의 감각적인 힐킥에 힘입어 앞서 나갔다. 후반 28분 셰인 스멜츠에게 기습적인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했다. 후반전에 교체 출전한 남태희는 10분 뒤 멋진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하프 라인 부근에서 넘어온 롱 패스를 받은 남태희는 골문 정면에서 감각적인 페이크로 수비수 2명을 따돌린 뒤 골을 마무리 지었다.
홍 감독도 뉴질랜드전에서 나타난 경기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국은 박주영을 꼭지점으로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을 공격진에 포진시켜 상대를 공략했다. 좌우 공격이 균형을 이뤘고, 상대 문전까지 쇄도하는 공격 흐름도 매끄러웠다. 다만 슈팅이 번번이 벗어나면서 많은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홍 감독은 "18명이 모여 첫 경기를 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기대했던 것보다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데 전술적인 목표치의 80%, 체력적으로는 90% 수준에 있다"며 "남은 기간에 10~20%를 보완하겠다"고 자신했다. 선제골로 부담감을 털어낸 박주영에 대해서도 "아직 부족하다. 선수가 가진 100% 이상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출정식에서 "2002 월드컵의 감동을 재현하겠다"고 굳게 약속한 '홍명보호'는 20일 오후 10시30분 영국 런던 근교에서 세네갈과의 평가전으로 올림픽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한국은 26일 오후 10시30분 멕시코와 런던 올림픽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펼친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