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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뚜껑 팔찌… 현수막 가방… 폐기물, 패션소품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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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뚜껑 팔찌… 현수막 가방… 폐기물, 패션소품으로 재탄생

입력
2012.07.1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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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뚜껑으로 만든 목걸이와 팔찌, 반지 등 액세서리, 폐 현수막과 지하철 광고판으로 만든 가방, 필통, 신발….

한번 쓰고 버려지는 폐기물들이 톡톡 튀는 20대 사업가들의 손을 거쳐 창조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변신하고 있다. 환경 문제를 고민하는 청년기업가와 사회적기업, 청년창업에 대한 서울시의 지원이 결합해 보잘것없던 폐기물들이 ‘아름다운 생명력’을 가진 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환경 메시지가 담긴 캔뚜껑 액세서리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의류회사에 잠시 다녔는데 회사만의 디자인을 강요하더라구요. 디자인도 적당히 카피해 베껴야 하는 그런 분위기에 질려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캔뚜껑 액세서리를 제작하는‘다프트 퀘스천(www.daftquestion.com)’의 김효진(27) 대표는 회사 이름처럼 ‘바보 같은 질문(Daft Question)’에서 출발했다. 남들과 다른 시각에서 사소한 것들을 주목하다 캔 뚜껑이란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캔뚜껑이 패셔너블한 소품인데다 환경 문제에도 도움이 돼 선택했다”는 김 대표가 개발한 캔뚜껑 액세서리는 팔찌, 목걸이, 귀고리, 반지 등 12개 아이템. 지난해 7월 서울시의 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한 이후 꼬박 8개월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3월 브랜드를 런칭했다.

그동안 액세서리를 만드는 데 들어간 캔뚜껑 수는 대략 10만개. 처음엔 직접 캔뚜껑을 주우러 다니다가 캔뚜껑 수집가를 통해 개당 1원꼴로 재료를 공급받기 시작했다. 팔찌 3만~4만원, 목걸이와 헤어밴드는 4만원대. 수거와 세척, 세공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비싼 편은 아니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액세서리는 펑키한 스타일로 예술인, 전문직 종사자들이 선호한다”며 “대중적인 아이템은 아니지만 환경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버려지는 옷을 재활용하는 ‘리폼 프로젝트’도 기획중이다.

망하는 게 목표인 사회적 기업 ‘터치포굿’

2008년 설립된 ‘터치포굿(www.touch4good.com)’은 현수막, 지하철 광고판, 자전거 타이어 등으로 가방, 에코백, 파우치, 필통, 신발 등 패션 상품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다.

대학시절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박미현(27) 대표가 졸업을 앞두고 동료들과 사회적기업에 대해 고민하다, 길거리의 현수막을 보고 ‘버려지는 현수막들을 활용할 방안이 없을까’해서 시작된 사업이다. 3,500원짜리 동전지갑부터 12만원짜리 가방 등 상품도 다양하다. 2010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지난해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재료를 공급해준다고 현수막을 쓰레기 처리하듯 넘겨주는 것은 ‘노 땡큐’다. 업사이클링(물건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디자인 활용) 협약을 통해 현수막 제작 단계에서부터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기관ㆍ업체에게 현수막을 공급받고 있다. 최근엔 우정사업본부와 협약을 맺고 전국의 우체국에서 사용한 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들고 있다.

박 대표는 “모든 물건이 꼭 필요한 곳에 쓰여 재활용할 필요가 없어져 회사가 망하는 게 목표”라며 “올해 대선때 각 정당과 선관위 차원에서 현수막 재활용에 대한 고민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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