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5ㆍ16 성격 규정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야권이 "5ㆍ16 쿠데타에 대한 박 전 위원장의 입장은 무엇이냐"며 날을 세우는 가운데 박 전 위원장의 측근들이 5ㆍ16에 대한 박 전 위원장의 입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기 때문이다. 박 전 위원장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5·16은 구국 혁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13일 CBS라디오 등에 출연해 "5ㆍ16쿠데타는 권력을 빼앗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5ㆍ16은 쿠데타"라며"쿠데타나 혁명이나 둘 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당시 박정희 장군 등이 권력을 빼앗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쿠데타 주체들이 구국의 혁명이라고 말해야지 뭐라고 말하겠느냐"며 "본인들이 무슨 말을 붙이든지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박 전 위원장 캠프의)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은 쿠데타와 혁명의 차이가 없다고 뻔뻔한 말을 했는데 쿠데타와 혁명은 180도 다르다"며 "교과서를 통해 5ㆍ16은 군사 쿠데타라고 가르치는데 박 전 위원장이 대선 후보가 된다고 해서 쿠데타가 혁명으로 둔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군인 쿠데타는 총칼로 강압에 의해 헌정질서를 유린한 것으로 내란죄로 처벌 받아 사형에 처하게 돼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돌아가셔서 내란죄를 묻지 않았을 뿐인데도 5ㆍ16을 혁명이라고 미화하면 앞으로 쿠데타를 계속하라는 이야기와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사덕 위원장은 11일 "5ㆍ16의 성격에 대해 폄훼하는 말을 박 전 위원장에게 자꾸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것은 마치 세종대왕에게 태조 이성계의 조선 개국을 군사정변이라고 말해 달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전 비대위원도 최근 "5ㆍ16은 역사 발전에서 볼 때 단순한 쿠데타로 폄하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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