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또 대량 학살이 일어났다. 시리아 반정부 활동가들은 하마 지역의 한 마을에서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의 공격으로 주민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시리아 유혈사태가 발생한 후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지금까지 시리아 유혈사태로 숨진 희생자는 약 1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반정부 단체 하마혁명위원회는 “12일 정부군이 탱크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타람세 마을을 공격, 주민 22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한 반정부 활동가는 뉴욕타임스와 통화에서 사망자가 25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살은 5월 어린이 49명을 포함해 108명이 사망한 ‘훌라 학살’과 같은 방식으로 자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군이 중화기로 무차별 포격하고 이어 군인과 친정부 민병대 샤비하가 마을로 난입해 주민을 처형했다. 한 반정부 활동가는 “사람들이 피신해 있던 모스크가 포격돼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며 “트럭 30여대가 마을을 포위하고 민병대가 도망치는 사람들을 총으로 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종파간 분쟁 성격도 반복됐다. 타람세 마을 주민은 대부분 수니파고, 공격에 가담한 민병대는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국민 73%는 수니파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알라위파를 정권의 친위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이번에도 무장테러단체와 충돌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시리아 국영방송은 “테러 단체가 있다는 신고로 정부군이 마을로 들어갔다”며 “이스라엘에서 공급된 것을 포함해 다수의 무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시리아가 막대한 양의 화학 무기를 저장고 밖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궁지에 몰린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 무기를 사용해 민간인을 대량 학살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는 중동에서 화학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로 추정되지만 화학무기금지조약에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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