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을 팔아 서울 강남의 고급아파트에서 살며 고가의 외제차를 모는 '명품' 생활을 해온 판매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중국에서 200억원 상당의 가짜 명품을 몰래 들여와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최모(42) 유모(40)씨를 구속하고 소매상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국에서 만든 샤넬 선글라스와 가방, 버버리 의류, 구찌 지갑, 페라가모 가방 등 명품 위조 상품을 경기 평택항으로 밀반입해 서울 동대문시장 등지에서 직접 판매하거나 다른 소매상에게 팔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에서 활동 중인 짝퉁 제조 전문업자 변모(42)씨와 손잡고, 계절이나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필요한 명품 목록을 보내 만들도록 한 뒤 한 달에 한 번 꼴로 정식으로 수입되는 물건들 속에 숨겨 국내로 들여왔다. 가짜 명품은 소매상에게 정가의 10~15% 가격에 넘겨졌고, 소매상들은 정가의 20~30% 수준에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최씨 등 2명은 이미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손꼽히는 짝퉁 판매업자로, 서울 역삼동과 삼성동 일대 고급 아파트 및 주택가에 살고 벤츠, BMW 등 명품 외제차를 굴리며 호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인은 도저히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A급 짝퉁"이라며 "세관에서 수입품을 전수조사하지 못한다는 허점을 파고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이 1년 넘도록 위조 상품을 밀반입해온 점에 비춰 세관과도 접촉했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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