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 발렌틴 투른 지음ㆍ이미옥 옮김/에코리브르 발행ㆍ368쪽ㆍ1만8000원
#1 한 대형마트 검품장. 복숭아 몇 개에 곰팡이가 핀 것을 발견한 관리직원이 매장 직원을 부르더니 나지막이 한 소리 한다. "상자 째 갖다 버리시오."
#2 중산층 A씨의 집. "엄마 우유 유통기한이 어제까지였네요"라는 아들의 말을 들은 어머니,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새로 사 줄 테니 어서 싱크대에 버리렴."
음식물이 너무나 쉽게 버려지고 있다. 여러 나라의 환경 및 식량단체들은 전 세계에서 생산한 식량의 3분의 1이 사라지거나 낭비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는 왜 식량이 낭비되고 있으며, 어떻게 이를 막을 수 있을지를 분석한다. 왜>
일단, '왜'는 간단하다. 음식물을 가까운 상점에서 싼 가격에 살 수 있어서다. 뿐만 아니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멀쩡한 식품이 진열대에서 폐기장으로 직행한다. 상한 과일이 한 개 발견되면 박스째 버린다. 상하지 않은 과일을 골라내는 인건비보다 그냥 버리는 게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어떻게'의 시작은 'RRR'이다. 수확, 저장, 운송, 보관 및 포장에 이르는 식량의 생산-소비 과정 중 쓰레기 통에 들어가는 부분을 '줄이고(Reduce)',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을 소외계층에 '재분배(Redistribute)'하며, 그래도 나오는 식품 찌꺼기는 가축 사료로 '재활용(Recycle)'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 다음은 계획적으로 식품을 사서 책임감 있게 영양을 섭취하는, 개인의 몫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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