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의 꽃이요? 해군 지휘관의 시작이죠.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안미영(33), 김귀미(29), 유나영(29) 대위 등과 함께 다음달부터 참수리급 고속정 여성 정장으로 근무하게 될 이소정(29) 대위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해군은 이들의 임명을 시작으로 고속정 지휘관의 문호를 여군에게 완전 개방한다고 12일 밝혔다.
해군은 1월 홍유진 소령, 안효주 대위 등 여군장교 2명을 시범적으로 고속정장에 임명했다. 4월 선발심의에서 이들의 임무수행을 분석한 결과, 여군도 고속정장 임무수행에 무리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군 관계자는 "전투병과 여군의 정상적인 경력체계를 정립하고 전투부대 지휘 역량 강화를 위해 대위급 여군 장교의 고속정장 보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후 항해과 여군 대위 52명 가운데 30개월 이상 해상 근무 등의 자격요건을 갖춘 장교 19명을 선발했으며, 지난달 보직심사위원회를 열어 이 대위 등 4명을 참수리급 고속정 정장으로 임명했다.
해군 전투함 중 가장 작은 함정인 고속정은 NLL 경비와 대 간첩작전 등 주요 작전에 투입된다. 해군에선 고속정장이 '지휘관의 꽃'이라 불릴 만큼, 힘들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자리로 통한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고속정장일 때 내가 진짜 해군 장교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고속정장으로 배치되는 여군 장교들은 2일부터 경남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서 함 운용 및 조함술 등의 이론교육과 실제 조함실습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청해부대 8진으로 문무대왕함 대잠관으로 파병됐던 이소정 대위는 "해군 사관학교에 지원한 건 개척되지 않은 광활한 바다가 좋았기 때문"이라며 "이제 그 바다에 나가게 돼 설렌다"고 했다.
현재 림팩훈련(RIMPAC·환태평양훈련)에 참가 중인 안 대위를 제외한 3명은 2주간의 보직 전 교육을 마치고 8월부터 고속정 정장 임무를 시작한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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