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은 당연히 방황을 할 수 있고, 배회해도 됩니다. 그렇지만 적게 할수록, 기왕이면 하지 않으면 좋죠. 그게 바로 꿈이라는 약입니다. 요즘 그 약을 지어 주는 데가 없어요."
지난해 대구서 발생한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 멘토링 서적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책 한 권이 나왔다. 12일 출간된 <쫄지마 중학생> 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 <엄마가 미안해> 등을 쓴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윤문원(60)씨의 29번째 저서다. 엄마가> 아버지의> 쫄지마>
질풍노도의 시절에 직면한 학생들에게 더 이상 꿈을 이야기 하지 않는 학교와 가정, 교육 당국에 대한 실망에서 나온 일종의 처방전이다.
"대구 사건에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꿈을 품고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면 그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학교 폭력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학교폭력을 유발하는 다양한 유혹과 충동을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한 심신의 기르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신무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인생의 목적, 꿈을 갖도록 하는 게 그 방법이고, 그 노하우를 책으로 썼다는 거다. 책은 윤씨가 여러 권의 저서를 내는 동안 출판사들의 횡포에 시달리다 못해 2005년 직접 차린 출판사에서 찍었다.
264쪽 분량의 책은 청소년들이 방황을 하더라도 덜 하고, 그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키우는데 필요한 이야기들이 주축이다. 딸, 아들을 키워낸 아버지이자 논술강사로 청소년들과 함께한 선생님이었다고는 하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좀 의외의 책이다.
부산 출신으로 한양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증권예탁원(현 증권예탁결제원), 신동아화재, 국회입법보좌관, 21세기 안산발전연구소 소장을 지냈고 그 사이 2009년 10ㆍ28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이력만 놓고 보면 산전수전 다 겪은 것이다.
"가족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아 99년부터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인기를 좀 끌면서 현실 정치에서 제 생각을 한번 펼쳐 보고 싶었던 거죠. 지금 생각하면 순진했던 건데 제가 그 같은 방황을 끝냈기 때문에 이런 책도 나올 수 있었습니다."하루 17시간씩 자료 수집과 정리, 집필에만 몰두하고 있는 그의 경험에서 나온 다른 책들의 내용 중 일부는 현재 중학교 국어, 도덕 교과서에 실려 있다.
<쫄지마 중학생> 이라는 제목이 말하듯 독자층은 중학생이다. "우리나라 중학교 교육은 붕 떠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의 목표가 없거든요. 자율형 사립고나 특수목적고에 진학하려는 아이들을 제외하면 이 시기에 꿈을 가진 친구들이 거의 없습니다." 꿈과 목적이 없으니 방황을 가장 많이 하는 집단이라 그렇게 제목을 뽑았다는 얘기다. 쫄지마>
표지엔 '학부모 교사 필독서'란 딱지를 붙여 놓았다. 교사와 학부모가 변해야 우리 청소년들이 바로 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각 장 끄트머리에 교사와 학부모에게 윤씨가 편지를 써서 붙인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배우자감으로 교사가 최고이고, 부부 중에서는 부부 교사가 최고라는 말이 있습니다. 뒤집어 보면 이 얘기는 결국 요즘 선생님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을 안 한다는 거죠. 한 선생님은 학부모한테 '애 학원 좀 보내야겠어요' 했다죠? 교사를 일반 직장인 정도로 생각한다면 당장 교단을 떠나야 해요. 그리고 '자아'를 찾는다며 쓸데 없는 활동 많이 하시는 부모님들, 그걸 지금 꼭 해야겠습니까? 무관심만큼 치명적인 게 없습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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