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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아시아, 박지성 업고 아시아 하늘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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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아시아, 박지성 업고 아시아 하늘 공략

입력
2012.07.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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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박지성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 입단한 지난 9일(현지시간).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박지성 뒤에 선 빨간색 유니폼의 모델들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가슴에는 구단 모기업이자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Air Asia)'의 로고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구단주인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에어아시아는 아시아 마케팅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박지성의 QPR입단을 계기로 에어아시아가 국내에서도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박지성 영입의 일차적 이유는 QPR을 강팀으로 만들려는 것이지만, 아시아 최고의 축구스타인 그를 통해 에어아시아의 시장지배력을 높이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기성용까지 영입할 계획으로 전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에어아시아는 동남아는 물론 이란 호주 뉴질랜드까지 20개국 146개 노선에 취항중인 명실상부한 아시아 1위 저가항공사이다.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 6개국에 별도 저가항공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유가폭등과 경기침체 등 악조건 속에서도 본사인 '에어아시아 말레이시아'는 전년 대비 13%나 신장된 매출을 올렸다.

특히 눈 여겨볼 곳은 계열사 중 하나인 '에어아시아 엑스'다. 통상 저가항공이 단거리 노선 위주인데 비해, 200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비행시간이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중ㆍ장거리 전용 항공사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호주 등에 취항하고 있다.

에어아시아 엑스의 최대 강점은 '위치'에서 나온다. 말레이시아는 경도상 아시아 대륙의 정중앙에 위치해 동북아시아는 물론 호주, 발칸반도까지 6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저가항공사는 아무리 해도 호주나 서아시아까지는 갈 수 없다. 하지만 에어아시아 엑스는 지리적 위치상 아시아 대양주 전역을 커버할 수 있어 다른 저가항공사 뿐 아니라 일반항공사 노선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차원의 지원도 파격적이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에어아시아 등 저가 항공사들이 별도로 이용하는 전용공항 'LCCT(Low-Cost Carrier Terminal)'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내년 개장을 목표로 신규 전용공항을 추가로 건설, 아시아 저가항공의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에어아시아는 아시아의 하늘길 전체를 지배한다는 원대한 포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박지성을 등에 업고 아시아 마케팅을 강화하는 에어아시아의 공세에 국내 저가항공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에어아시아는 현재 에어아시아 말레이시아를 통해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에 매일 취항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 세운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 재팬'이 하반기 중 인천-나리타, 부산-나리타 2개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어서, 국내 저가항공사들과 정면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중 ▦인천-쿠알라룸푸르는 대한항공과 ▦인천-나리타는 이스타항공과 ▦부산-나리타는 에어부산과 경합관계다. 특히 내년 3월 일본 나리타공항이 비행자유화되면 더 많은 항공사들의 취항이 가능해져 에어아시아와 경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지성이란 확실한 상품을 통해 에어아시아는 대대적 마케팅공세를 펼 것"이라며 "아시아시장에서 저가항공사 뿐 아니라 기존 항공사에도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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