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1개월 만에 인하했다. 압도적으로 동결을 점쳤던 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전격적인 조치로, 중국 유럽 브라질 등 글로벌 금리 인하 행진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그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인데, 가계부채 확대 등 금리 인하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다. *관련기사 15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6월 3.25%로 올린 뒤 12개월 연속 금리 동결 행진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뒤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과거보다 더 커지는 것이 (금리 인하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통화정책의 효과는 항상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6월 실물 지표들이 악화하면서 2분기 실적이 당초 전망보다 많이 나빠지니까 시장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하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처럼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코스피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2%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지수 1,800선을 내줬고(1,789.39), 코스닥도 5.55포인트 내린 486.38로 떨어졌다.
시장에선 벌써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22%포인트 폭락해 연 2.97%에 마감하며 다시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됐다”며 “이번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한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며 또 다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늦어도 내주 초까지 예금 및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설 예정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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