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검찰에 구속되면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대통령은 11일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외부 공식 일정을 전격 취소해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제1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인구의 날 행사 참석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던 데다 대통령이 참석해 전달할 만한 어젠다가 마땅치 않고 현장 토론 등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 일정을 취소했다"며 "지극히 실무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12일에는 원래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며 일정 취소를 이 전 의원 구속과 연결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선 이 전 의원의 구속에 따른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요즘 핵심 참모진의 가장 큰 고민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문제"라면서 "사과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그 시점과 수위, 형식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된 만큼 사과의 내용도 진정성이 충분히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주변에선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이 전 의원이 기소되는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고 혐의 내용이 나오는 즈음에 대국민 사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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