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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인맥이 독… 테니스계 거물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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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인맥이 독… 테니스계 거물의 몰락

입력
2012.07.1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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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테니스 국가대표로 활약한 뒤 서울 양재동에서 고급 실내 테니스장을 운영하며 테니스 애호가로 알려진 박근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 정ㆍ관계 인사들과 각별한 관계를 맺어왔던 최부길(69) 전 테니스 국가대표 감독이 사기죄로 징역을 살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염기창)는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최 전 감독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최 전 감독은 2010년 11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된 바 있어,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총 4년 간 수감된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클럽을 운영하며 알게 된 정ㆍ관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투자를 받았으나 실제로는 구체적 계획이 전무한 상태였다"며 "수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거짓 진술을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극히 불량했기 때문에 엄벌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선수 시절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직접 테니스를 가르치는 등 화려한 인맥을 발판으로 성공했던 최 전 감독은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신, 무리한 사업을 벌이다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그는 1991년 서울시로부터 양재동 공원 부지 3,000여평을 빌려 실내 테니스장을 만든 뒤, 2000년대 초 남은 부지를 활용해 골프연습장을 짓기로 마음 먹었다. 시 당국은 쉽사리 토지 용도변경 인허가를 내주지 않았지만, 자신의 인맥을 믿었던 최 전 감독은 곧 인허가가 날 것이라며 투자금부터 모았다. 그러나 막강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인허가는 지지부진했다. 결국 회원들에게 빌린 8억원을 사업착수금으로 날린 최 전 감독은 사기 혐의로 기소돼 2010년에만 두 차례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최 전 감독은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번엔 노골적인 거짓말까지 동원해 다시 투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으로부터 허가를 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회원들을 속여 9억원을 빌렸지만 이를 탕진해 고소를 당했고, 집행유예 기간 중 같은 범죄를 저지른 그에게 법원은 더 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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