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6시 40분 수도권전철 1호선 회룡역에 소요산행 전철이 정차했다. 퇴근시간이라 수백명이 내렸지만 의정부경전철로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는 승객은 20여 명에 불과했다. 10분쯤 뒤 경전철은 회룡역에서 30여 명을 태운 채 출발했다. 경기도청북부청사역까지 8개 역을 거치는 동안 각 역에서 타고 내리는 인원은 대여섯 명에 그쳤다.
개통 10일이 지난 의정부경전철 승객수가 우려한 대로 바닥을 치고 있다.
의정부경전철㈜는 7월 한달 간 운행한 뒤 공표하겠다며 승객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현재까지 승객은 협약상 개통 초기 1년간 하루 예상수요 7만9,049명의 50% 미만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사회에서는 "하루 평균 1만2,000명~1만5,000명에 불과하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협약 상 수요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른 대중교통과 환승할인이 안 된다는 점은 경전철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운행 10일도 안돼 세 번이나 멈추는 사고가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고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유사한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태다.
의정부경전철은 협약 상 수요의 50% 미만일 경우 시가 손실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표면적으로 의정부시에는 재정적 손해가 없다. 하지만 적자가 쌓여 의정부경전철이 파산이라도 하면 시가 시설물을 인수해야 돼 또 다른 막대한 재정적 부담이 발생한다. 시 관계자는 "적정한 승객을 유지하며 정상운행 되는 게 가장 좋다"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통합환승할인제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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