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한 북한 박의춘 외무상은 동남아 외교장관들과 연쇄 양자회담을 갖고 대북 경제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박 외무상은 ARF 회담장인 총리실 청사에서 오전 10시(현지시간)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외교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북한은 당초 이날 하룻동안 동남아 7개국과의 회담 일정을 예고했으나 필리핀 인도네시아와의 회담은 각각 12일, 13일로 미뤘고 미얀마 싱가포르의 경우는 회담 성사여부 자체를 비공개로 처리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는 5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외자 유치를 위해 방문했고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은 북한의 전통적 우방이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1,000만 달러를 지원받은 호주에도 양자회담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대표단의 면면도 철저히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에 방점이 찍혀 있다. 북한은 ARF 대표단에 통상 포함됐던 북핵 문제 담당자들을 제외하고 김명길 아태국장, 이종열 주아세안 대사, 홍기철 주캄보디아 대사 등으로 구성했다. 이번 회담에서 다뤄질 북한의 핵 미사일 등 껄끄러운 사안에 대한 방어보다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것이 우선이란 의도가 들어있다는 관측이다.
박 외무상은 앞서 베이징을 거쳐 오전2시 중국 남방항공편으로 프놈펜에 도착했다. 박 외무상은 입국 검색대를 통과한 뒤 몰려든 취재진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지만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는 이날 숙소인 프놈펜 호텔 등지에서도 대기중인 기자들과 마주쳤지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이날 밤 늦게 프놈펜에 도착했다. 따라서 12일 열리는 ARF에서 박 외무상과의 만남이 주목된다.
프놈펜=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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